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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권에서 나탈리 하프 백악관 보좌관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어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 야당 의원의 발언 하나로 시작된 이 논란이 왜 이렇게까지 커졌는지, 나탈리 하프 관련 이슈를 하나씩 정리해볼게요.
나탈리 하프는 누구인가요
나탈리 하프는 1991년생으로 캘리포니아의 기독교 집안 출신이에요. 보수 기독교 색채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리버티대학을 나왔고, 이 대학은 고 찰리 커크의 부인 에리카 커크의 모교이기도 합니다.
하프가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당시 골암 투병 중이던 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시도할 권리(Right to Try)' 법안 덕분에 FDA 미승인 임상시험 단계 약물을 사용할 수 있었고, 이 경험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정치에 발을 들였어요. 이후 보수 성향 매체 원아메리카뉴스(OAN)에서 진행자로 활동하다가 2022년 트럼프 보좌진에 합류했습니다.
현재 직급은 '특별·수석 보좌관'으로, 백악관이 의회에 제출한 직원 명부에 따르면 연봉은 15만 달러예요. 백악관 최상위층인 '대통령 보좌관' 직급 연봉(19만5200달러)보다는 낮지만, 일반 보좌 인력 연봉(6만~10만 달러대)보다는 눈에 띄게 높은 수준입니다.
논란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이번 논란의 발단은 8월 16일 조지아주에서 열린 존 오소프 민주당 상원의원의 유세였어요. 재선에 도전하는 오소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그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이어서 "카타르가 선물한 날아다니는 궁전을 타고 나탈리와 함께 여행하고 싶어 할 뿐"이라는 발언을 했어요.


문제는 이 발언 이후 백악관의 반응이었어요.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오소프 의원을 향해 "정계에서 단연 최고의 한심한 인간"이라고 강하게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관련 질문을 한 CNN 기자에게 "가짜 기자", "가짜 뉴스를 보도한다"며 격하게 반응했어요.
일개 보좌관 한 명에 대한 언급에 백악관이 이 정도로 신경질적으로 반응한 게 오히려 논란을 키운 셈이에요.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 과도한 반응 자체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선실세 의혹, 왜 이렇게 커졌나요
하프를 둘러싼 의혹이 커진 배경에는 몇 가지 정황이 있어요. 먼저 최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대외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비슷한 시기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이 사퇴하는 일이 있었어요. 이 두 사건이 하프의 존재감이 커진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이 의혹을 키웠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달 튀르키예에서 있었던 '전용기 갈아타기' 사건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암살 위협 가능성을 이유로 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에어포스원 대신 미군 수송기로 비밀리에 갈아탔는데, 이때 동행한 극소수 참모 중 한 명이 바로 하프였어요.
주목할 점은 이 자리에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같은 고위 관료들은 없었다는 거예요. 행정부 서열 1, 2위 각료보다 일개 보좌관인 하프가 더 중요한 자리에 동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프의 실질적인 위상에 대한 의문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됐습니다.
'인간 프린터'에서 '문고리 권력'까지
하프의 역할을 두고 미국 언론에서는 다양한 별명이 붙었어요. 뉴욕타임스 기자 매기 해버먼은 CNN 인터뷰에서 하프가 휴대용 프린터를 들고 다니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기사와 정보를 인쇄해 전달한다고 밝히며 그를 '인간 프린터'라고 불렀어요.
또한 하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물 작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대통령에게 들어가는 정보의 주요 통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른바 '문고리 권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해버먼과 조너선 스완이 쓴 책 『Regime Change(정권 교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하프를 "아내와 아이들만큼 나를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해요. 하프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치권 반응, 엇갈리는 시각
이번 논란에 대한 시각은 크게 갈려요. 야당 쪽에서는 선출되지 않은 참모 한 명이 국정 운영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요. 이라크전 참전용사 폴 리크호프는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주변에는 대조적 의견이나 도전을 제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목소리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에서는 이번 논란이 성실하게 일하는 공직자를 인신공격하려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에요. 스티븐 청 공보국장의 강경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반응으로 볼 수 있어요.
미국 언론들은 하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존재라는 뜻에서 '애착 담요'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어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 논란이 실제 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도 정치권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